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에게도 영어 공부는 평생의 과제인 것 같습니다. 어린이들과 조금 다른 조건을 가지고 있지만, 성인도 새로운 언어를 배울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 성인에게 알맞은 언어 학습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과거에는 'Critical Period Hypothesis(CPH)' 때문에 어린 나이에 언어를 공부해야 효과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언어교육을 전공하면서 이 가설이 꽤 설득력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반면 성인이 된 나 자신에게는 새로운 언어를 공부할 때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한계를 스스로 설정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최근 성인이 된 이후에도 성공적으로 언어를 공부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최근에 타일러의 유튜브를 보면서 더 이상 이 가설에 휘둘리지 않고 성인으로서 어떤 방법으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일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타일러가 말했던 성인을 위한 언어 공부 방법에 대해 공감하며 그가 말한 공부 방법을 제 나름의 방법으로 풀어보려고 합니다.
상황적인 학습 환경 만들기.
타일러가 강조한 언어 학습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상황적인 습득 조건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즉, 그 언어를 공부해야만 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효과적인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영어 또는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그 나라로 유학을 가는 것을 보면 우리는 이미 언어 학습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유학을 가서 어학 코스를 밟고 이에 따라 공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좀 더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1. 발견의 과정 만들기.
언어를 공부할 때는 단순히 누군가가 제시하는 내용을 따르는 것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합니다. 학창 시절 하루에 몇십 개, 많게는 몇백 개의 단어를 외워도 그다음 날 대부분의 단어를 잊어버리는 경험을 해보셨을 것입니다. 이는 효율적이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대신, 언어 학습을 위해 스스로 환경을 만들어 놓으면 그 언어에 대해 관심이 생기기 때문에 학습에 더 효과적입니다. 우리의 뇌가 새로운 것을 인지하고 이것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타일러의 유튜브에서도 자신 스스로 교육 내용이나 교재를 직접 만들어보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2. 상황적인 필요성 만들기.
목표 언어를 습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에서 말한 발견은 새로운 단어를 스스로 찾는 과정이라면, 필요성은 그 단어의 뜻을 궁금해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설정한 조건 아래에서 우리의 뇌가 새로운 언어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해답을 찾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어떤 것을 읽고 학습할 때, 읽는 내용에서 나오는 단어의 뜻을 바로 찾지 말고 맥락을 보며 충분히 추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충분히 생각하여 스스로 개념을 만들어 본 후에 정확한 뜻을 깨닫는다면 더 효과적인 언어 학습이 가능합니다.
영어 듣기를 할 때도 영어 자막을 보며 바로 연습하지 말고, 자막 없이 충분히 오랫동안 들어보고 스스로 언어를 구분해 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충분히 들었다고 느꼈을 때 자막을 보는 것도 늦지 않습니다.
적용 방법.
타일러가 유튜브에서 추천한 방법은 핸드폰의 언어 설정을 변경하는 것입니다.
또는 좀 더 나아가 배우려는 언어의 환경에 노출되기 위해 우리의 알고리즘을 그 언어로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볼 때 영어로 된 내용을 팔로우하고 좋아요를 누르면 어느 순간부터 알고리즘이 그런 내용만 추천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보더라도 언어 학습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
타일러의 영상을 보면서 꽤 흥미롭게 느껴졌고, 계속 실패하고 도전하는 저에게 자극이 되는 영상이었습니다.
먼저, 넷플릭스를 보면서 시도했던 방법을 조금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한국어 자막을 보고 원어 자막을 반복해서 보았는데, 그 방법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특히 저는 관심이 빨리 식는 편이라 그 방식이 맞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드라마를 보다가 1분가량 되는 부분을 자막 없이 그냥 듣기만 합니다. 같은 부분을 반복해서 듣고 들리는 대로 받아쓰기를 합니다. 반복해서 듣고 받아쓰다 보면 점점 들리지 않던 부분이 들리고, 아니면 어느 정도 소리가 추측되면서 정리되는 것 같았습니다. 뇌가 스스로 일하는 것을 느끼면서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후에 원어 자막을 보며 답을 맞혀 봅니다. 잘 들었던 부분도 제법 발견되지만, 예상치 못했던 말이 나와서 놀랄 때도 있습니다. 신기하게 자막을 보고 나면, 그 말이 더 정확하게 들립니다.
이제 정확한 대사에 맞춰 배우처럼 말을 연습하면 나름대로 듣기와 말하기 훈련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학습한 표현은 그 상황을 연상하면서 더 잘 기억에 남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학습한 표현 역시 Anki와 같은 어플에 넣어 저장하고 자주 복습하면서 잊지 않도록 반복합니다.
언어 학습에는 지름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말고, 뇌의 한계를 스스로 설정하지 말고 계속 학습해 보는 것입니다. 분명히 성인도 새로운 언어를 성공적으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적절한 학습 환경을 조성하고, 꾸준히 하는 것임을 우리는 다 알고 있으니 실천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타일러의 조언을 참고해서 나만의 학습환경을 만들고 계속 발전시켜 나가시길 바랍니다. 저도 계속해보려고요.